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옛 배드파더스) 활동가가 밝힌 실태
코피노와 배드파더스, 그리고 SNS 시대의 ‘양육비 압박’

필리핀에서 온 한 통의 메시지
“그 사람이… 연락을 해왔어요.”
2일, 시민단체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양해들·옛 배드파더스)’ 구본창 활동가의 SNS에 올라온 글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는 “필리핀 싱글맘들의 ‘아빠 찾기’ 보도가 나간 뒤, 수년간 연락조차 차단했던 코피노 아빠들이 직접 연락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SNS 한 줄이 바꿔놓은 이 현실은, 단순한 가족의 재회가 아니다.
한국 남성이 외면한 책임과 온라인 노출이 만들어낸 압박감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코피노’라 불린 아이들
코피노(Kopino).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부분은 아버지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 양육비도, 연락도, 존재의 흔적도 사라진 채 자라왔다.
비공식 통계로만 1만 명 이상.
출생신고조차 안 돼 학교를 다니지 못하거나,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 아이들의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도덕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외면해온 구조적 그늘이다.

얼굴이 공개된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얼굴·이름·직장을 인터넷에 공개해왔다.
‘배드파더스’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시절엔, 공개된 인물 중 상당수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이 올라온 그날, 댓글창은 들끓었다.
“이 사람 알고 있다.”
“직장에 연락해야 한다.”
SNS는 삽시간에 퍼졌고, 숨었던 아버지들이 조용히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활동가에 따르면, 일부 남성들은 “기사 보고 얼굴이 퍼질까 봐 두려워졌다”며
필리핀 현지에 송금하거나, 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한다.

법은 뭐라고 말했나
하지만 2024년, 대법원은 ‘배드파더스’ 운영자에게 명예훼손 유죄를 확정했다.
판결문은 이렇게 적었다.
“양육비 문제는 공적 관심사이지만, 사적 신상공개는 비방의 목적이 인정된다.”
즉, 사회적 의도는 인정되지만,
개인 정보를 무단 공개하는 방식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정부 제재(출국금지·운전면허 정지·명단공개) 외의
‘비공식 압박’은 여전히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SNS가 만든 새로운 압박 구조
인터넷과 SNS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에게 새로운 공포의 공간이 됐다.
이름, 얼굴, 직장, 그리고 과거가 단 몇 초 만에 전파된다.
“혹시 나도 공개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현실이 된 것이다.
구본창 활동가는 말한다.
“보도 이후,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들이 SNS를 통해 연락하고 있다.”
이 말은 곧 ‘노출의 두려움이 책임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끝나지 않은 문제
얼굴 공개는 멈췄지만, 양육비를 받지 못한 사람들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법은 사적 제재를 금지했지만, 현실에서는
공포가 법보다 빠르고, SNS가 재판보다 강력했다.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벌어지는 수많은 ‘아빠 찾기’ 사연들.
이제는 단순한 이슈가 아니라, 온라인 시대의 인간 책임을 묻는 질문이 되어버렸다.

'트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본 유튜버 ‘대보짱’, 한국 비하 영상 논란 (0) | 2025.11.07 |
|---|---|
| IQ 276의 ‘한국 탈출’ 선언 (0) | 2025.11.07 |
| 성시경, 10년 매니저에게 배신 (0) | 2025.11.03 |
| 유튜버 곽혈수, 성폭행 피해 사실 공개…현재 법적 절차 진행 중 (0) | 2025.11.03 |
| 이재용·정의선·젠슨 황 ‘치맥 회동’에서 무대까지 (0) | 2025.10.31 |